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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코로나19 열 체크 교내봉사 2일차 (마지막 일차) +호텔제과제빵과를 온 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두둥!.!

오늘도 아침 일찍 상쾌하게 일어나

코로나 열 체크 교내봉사를 갔다.

이번엔 저번 건물과 다른 건물을 갔는데

이번에 간 건물은 내가 수업하는 쪽 건물이기도 하고 학생 수도 많은 편이어서

저번보다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도착해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출근 코드 찍기였다.

그래도 한 번 해본 짬밥이 있다고

도착하기도 전에 네이버를 켜서 딱 화면 대기시켜놓고 오자마자

바로 출근 코드를 찍는 나는야 멋진 사람!.!

 

 

책걸상에 이렇게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네이버의 검색창을 눌러서 나오는

카메라를 누른 후

바로 왼쪽에 있는 QR코드로 밀어서

찍듯이 폰을 갖다 대면 저렇게

네이버 폼이 뜨는데 거기서

나의 과와 어디서 열 체크를 하는지,

나의 이름이 무엇인지 기입해 주면

출근 확인 끝~.~

 

 

오늘은 목요일이기에

주황색 목요일 안심 체온 스티커를

봉투에서 꺼내준다.

스티커가 모자랄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봉투에 저만큼씩 거의 15세트 정도가

그득그득 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티커는 테이블 앞쪽에

가지런히 펼쳐두면 정상 온도가 나오신 분들이

하나씩 집어가는 방식으로 전달해 준다.

원래 하나씩 직접 전달해드렸는데

그것보단 직접 테이블에서 가져가시는 것이

좀 더 안전한 방법이라 그렇다.

 

 

열 체크 같은 경우 37.5도 이상이 나오게 되면

이걸로 이마를 약 2번 정도 재어

37.3도 이하로 나온다면 들어가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바로 다시 돌아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그런 절차로

열 체크가 이루어진다.

 

 

 

 

오늘 나의 열 체크 동지는 바로 이 녀석이었다.

이 아이로 말할 것 같으면

이 녀석의 앞에 서기만 하면

열 체크가 되는 그런 대단한 능력을 가진

키가 매우 큰 아이였다.

오늘 정말 웃겼던 게 다른 과 조교님께서

이 기계 카메라에 조교님의 셀카를 대보면

열 체크가 되는지 궁금하다고 하시며

내게 슬쩍해보겠다고 하신 뒤 휴대폰을 기계에 갖다 대셨다.

결과는 되지 않았다!!이다.

살짝 실망하신 표정으로 조교님께선

임무를 수행하시러 숑숑한 발걸음으로 떠나셨다.

 

 

각 지지 않은 둥근 모서리가

"나 정도면 열 체크 기계치고 예쁘지?.?"

하고 말하는 듯했다.

아 맞다 그리고 이 아이는 소리도 나는데 정상 온도가 측정된다면

"정상 체온입니다-"라는 소리가 들린다.

기계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열 체크가 잘되지 않는다면

"열 체크를 위해 가까이 서주십시오"

(정확힌 기억 안 나는데 대충 이랬다.)

라고 하는 굉장히 똑똑한 아이였다.

나는 그저 의자에 앉아서 스티커를 펼쳐놓고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를 반복하며 정상 체온입니다를 무한 반복으로

계속 들으면 되었기 때문에 오늘 일은 굉장히 수월했다.

후우,, 사실 이렇게 수월해지기까지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오늘 딱 봉사 출근을 하러 왔을 땐 비가 오지 않았는데

딱 테이블을 밖으로 옮기고 나니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나는 다시 열심히 기계와 테이블을 옮겼다.

옮기고 나니 오늘의 담당 교수님께서 오셨다.

내가 기계를 미리 코드 꼽아놓은 모습을 보신 교수님께서

"오 학생 이거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었어~~?"

라고 하셨고 나는

"앟ㅎ 뭔가 저 코드에 꼽으면 될 것 같아서 해놓았습니다!"

하니 칭찬을 해주셨다.

정말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아침 댓바람부터 듣는 칭찬도

칭찬이라고 기분이 좋았다.

그러고 나서 그 옆의 교내 카페 문이 열리기 전까진 그 앞으로

테이블을 옮겨놓았고, 교내 카페 사장님이 오셔서

문을 여신 후에는 다시 문 앞을 막지 않도록

테이블과 기계를 옮겨주었다.

교수님께선 학생과 계속 함께 있으면 아무래도

학생이 불편해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신 것인지

나를 배려해 주시는 차원에서

"카페 옆쪽 테이블에 앉아있을 테니까 혹시나 뭔 일 있으면 바로 불러~~~^^"

하시며 유유히 들고 오신 책을 들고 가셨다.

(사실 교수님이 나와 있기 어색하셨던 것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교수님이 가신 뒤 카페 사장님께선 교수님을 위해 따듯한 커피를

드리러 가는 현장을 포착했다.

그것을 보고 사실 속으로 매우 부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몇 분 뒤 카페 사장님께서 아아 한 잔을 내게 들고 오시면서

"얼죽아제~~?^^"

하시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바로 증거사진이다.

(커피를 사랑하는 나는 사진 찍을 생각은 못 하고 먼저 마셔버렸다.)

사실 어제 실습한 제품을 사장님께 선물로 드렸는데

그 보답으로 주신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나는 카페 사장님께 커피를 굉장히 많이 얻어마셨다.

처음에 그저 카페 사장님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항상 커피를 정성껏 친절하게 타주시는 모습에

실습한 빵을 자주 드렸었는데

실습한 빵을 드린 날이면 항상 내가 좋아하는 아아를 한 잔씩 공짜로 주셨다.

그러고 좀 카페 사장님과 친해진 뒤 사장님께서 말해주셨는데

(사실 친한 건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친하다고 생각한다!)

사장님은 내게 받은 빵을 사장님 본인의 딸에게 준다고 한다.

거기까지는 그냥 아~ 딸한테 주시는구낭ㅎㅎ

따님이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당.

하고 생각했었는데 사장님이 이어서 말씀하시길

따님께 내가 사장님께 드린 빵을 주면

따님분께서 장애 아동 교사 셔서 장애 아동 어린이들과

나누어먹는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는 사장님께 드리던 빵의 양을 좀 더 늘렸다.

나는 현재 호텔제과제빵과에 속해있는 학생인데

제과제빵을 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누군가에게 빵을 나누어주는 순간이다.

집을 갈 때 타는 셔틀버스 기사님께 정말 나에겐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실습한 빵을 드리면

정말 고맙다는 목소리로 "아이고~~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라고 하시는데 이럴 때마다 정말 이쪽 계열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오전 수업이 많았는지 내가 봉사한 약 1시간 30분 사이에

대략 120명? 정도 되는 인원이 지나갔다.

그중 내 친구들도 많이 지나갔는데

지나가는 아이들마다 웃으며 "여기서 뭐햌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하며 수업도 없는데 학교 나온 나를

동물원 동물처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그런 친구들에게 나는 다른 사람들에겐 정중하게 나눠주었던 스티커를

이 언니가 피곤하니 주는 걸로도 감사하게 여기란 듯한 자세로 거만하게 전달하였다.

(친해서 평소에 장난치는 아이들 한정이다. 나는 착한 아이라 굉장히 정중한 편이다.)

그렇게 나에게서 체온 스티커를 얻어낸 아이들은

수업을 들으러 총총 발걸음으로 수업 건물로 향하였다.

오늘 커피를 받았을 땐 정말 기분이 좋았다.

평소에 내가 나눈 작은 친절이 결국

이렇게 부메랑 돌 듯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있어선 정말 별거 아닌 빵이고 자주 만들다 보니

잘 먹지도 않는 존재이지만 누군가에겐 그것이 정말

행복하고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나눈 그 작은 친절은 내가 좋아하는 커피로 돌아왔다.

인간은 서로 의지하고 나누고 베풀며 살아야 하는 종족이라는데 맞을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발전해나가는 것이

곧 우리의 발전이며 우리가 앞으로 살아나갈 미래를 더욱 풍족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앞으로도 나의 선에서 나눌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나누며 좀 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보고자 한다.